μ’s 번역

두근두근 구급의 (린마키)

낮-꿈 2015. 4. 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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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구급의

ドキドキ救急医


글: わいるどーん(わいるど) (http://www.pixiv.net/member.php?id=256855)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3376023

번역: 낮-꿈 (d4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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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너는 괴로운 듯한 표정을 지어.

 너 스스로가 그걸 느끼고 있는지는 린도 모르지만.


 "마키쨩 마키쨩 마-키쨩-!"

 "하아… 뭐야, 린."

 "아-무것도 아니다냐-!"


 그럴 때 마다 린은 너의 이름을 불러 봐.

 마키쨩의 그런 표정을 볼 때면, 린은 괴로워지고 숨이 막힐 것 같으니까. 

 이제 그런 표정은 더 보고 싶지 않아, 보기 싫어- 라고.

 말로는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너에게 전하려고 하는 거야.


 "아, 정말이지. 바쁘니까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말 걸지 말아 줄래?"

 "마키쨩은 냉정하다냐-."


 그러니까 오해받는 거야, 마키쨩은.

 사실은 정말로, 정-말로 다정한 아이인데.


 "네, 네."


 탁탁 먼지를 털어내듯 린의 말도 받아넘겨 버려.


 그래도 모처럼 단 둘이 되었으니까 좀 더 마키쨩이랑 이야기하고 싶다냐-.

 이상한 이야깃거리를 꺼내 봤자 또 방해하지 말라고 적당히 받아넘길 뿐이니까 의미 없고… 어떡해야 할까냐-.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중 피곤해져서 일단 책상에 엎드려 봤어.

 마주앉은 상태로 묵묵하게 무언가를 쓰고 있는 마키쨩.

 흘깃 눈만 돌려 볼까.


 "…그거, 학교 숙제 아니지?"

 "…"


 이런-, 반응 없어….

 이렇게 된 이상….


 "으쌰!"

 "!"


 가까이 있는 한 장만 가볍게 빌려 볼까.

 호오-, 이거 이거……. 뭐지?


 "잠깐! 돌려줘!"


 휙, 저지하려는 팔을 제치고 린의 눈 바로 앞까지 그 얇은 종이를 갖다 대.


 "린-!"

 "…뭐, 뭔가 영어랑 숫자가 잔뜩 쓰여 있다냐…."


 이게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 한은 돌려주지 않을 거라는 걸 마키쨩도 알아챘는지, 체념한 얼굴로 설명하기 시작했어.


 "하… 그건 그거야, 의학 용어니까. 그리고 그거 독일어야."

 "의학… 아, 맞아. 마키쨩네 집안은 그런 집안이었지-."


 최근에는 그 이야기가 별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지 조금 까먹을 뻔 했지만, 마키쨩은 이른바 종합병원의 아가씨.

 뮤즈에 들어가는 데에도 한바탕 말썽을 겪었지.

 지금으로선 이렇게 됐지만.


 "그래서 그렇게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뭐?"

 "뭐?"

 "…나, 그렇게 곤란하다는 표정이었어?"

 "어? 응, 뭔가 그 안절부절하다는 표현도 고작일 정도의 표정이었다냐-."


어라… 거기에 걸려들다니 마키쨩답지 않은데.

그런 걸 신경 쓰는 타입이라고는 생각 못했으니까.


 "마키쨩은 알기 쉬우니까. 어려워할 때랑, 별로 어렵지 않아- 라며 여유부릴 때의 표정을!"

 "뭐야, 그게…."


 조금 마키쨩의 흉내를 내 보니, 황당하다는 듯 하면서도 표정이 조금씩이지만 부드러워지고 있어.

아까 전까지만 해도… 의미를 모르겠어! 라며 튕겨져 나갔을 텐데 말야.


 "하지만 마키쨩, 역시 대단하다냐. 그 둘을 동시에 하는 거잖아."

 "…하지만 할 수밖에 없어."


 할 수밖에 없다… 구나.

 지금 여기서, '정말로 하고 싶은 거야?' 라고 네게 묻는 건 안 될 일일 테니까 묻지 않겠지만, 가끔 보이는 힘들어 보이는 표정이 조금 신경쓰이는 것도 사실이야.


 "그렇구나… 마키쨩답다냐."

 "…린."

 "응?"


 오, 드디어 마키쨩이 대답을 해줬다냐!


 "말해 두겠지만,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건 아냐."

 "그건…"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나, 물론 μ's의 활동도."

 "그래, 알고 있어."

 "그럼 다행이겠네."

 "하지만 마키쨩이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예전부터 많이 봐 왔는걸!"

 "린…"


 으아, 마키쨩의 도끼눈이 린의 눈동자를 노려본다냐.

 하지만 그런 모습도 익숙해. 지금은 그런 상황이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좀 더 마키쨩을 놀리고 싶어진 거야. 


 "무섭다냐-! 마키쨩 귀신같다냐!"

 "무슨 소리야!? 그리고 린, 너 목소리 너무 크잖아!"


 큰 소리로 린이 외치니 마키쨩은 결국 움직여서 책상 너머로 린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려고 해.

 "우와-! 무-섭-다냐-!"

 "리, 린!"

 "아하하하!"

 "…읏."


 입을 틀어막으려는 마키쨩의 손을 팔로 막으면서, 좀 더 큰 소리로 린은 외쳐.

 아하하하하, 마키쨩, 또 어떻게 움직일 거야-!?


 "어?"

 "…"


 의자에 기대고 있던 린의 몸이 앞으로 끌어당겨졌어.

 린의 입을 막으려고 했던 마키쨩의 손은 어느샌가 린의 팔을 잡고 있었고.

 그대로 팔을 붙잡혀서 책상 한가운데쯤에 있는 마키쨩과 부딪히기 일보 직전까지 끌어당겨져.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그 도끼눈도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정말 예쁜 보랏빛을 하고 있어.

 말 그대로 빠져들 듯한…


 "이래서는 못 도망치겠지?"


 두근.

 가슴의 두근거림이 커져.

 보랏빛 눈동자가 린의 시선을 사로잡고 놓지 않아.

 분명 우리 사이의 몇 센티미터의 거리가 0이 될 때, 그 때는 정말… 빠져 버리는 거겠지.

 이 몇 센티미터의 거리가 사랑에 빠지기 일보직전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이야.

 

 "마, 키쨩…"


 두근거림으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겨우 짜내서 너의 이름을 불러.


 "!? …자, 잠깐. 왜 얼굴이 그렇게 빨간 거야, 린!"


 잡고 있던 팔을 갑자기 놓고는 뒤로 한발짝 물러서는 마키쨩.

 …그러는 마키쨩도 얼굴 빨개졌으면서.


 "어, 어쨌든 일단 이건 돌려받을 거야!"


 린에 손에 있었던 그 종이는어느샌가 마키쨩의 품으로 되돌아갔어.


 "마키쨩, 의사 공부를 하기 전에 이런 상황의 대처법부터 배워두는 게 좋겠다냐…"


 마키쨩은 똑똑하니까, 분명 좀 더 조리있게 말해서 만회할 수 있을 텐데. 마키쨩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냐. 

 아까 그 대화는 대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좀 위험했던 게 아닐까냐-.

 린에게 있어서만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시, 시끄러워… 지금은 이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

 "아, 괜찮다면 린이 가르쳐 줄게."

 "안 가르쳐 줘도 돼! 네가 그런다면 오히려… 아까처럼… 기분이 이상해져서…"


 떠올리더니 다시 얼굴이 붉어져.

 그건 린도 마찬가지였어.

 

 "읏… 마키쨩도 평소부터 좋아한다고 많이 말했으면… 그… 이렇게 갑자기 달라붙어도 아무렇지도 않았을 텐데!"

 

 나 스스로도 반쯤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렇잖아? 그러니까, "좋아해" 라고 알고 있으니 달라붙더라도 "나도 알아." 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거고, 실제로도 린은 맨날 카요찡한테 가까이 달라붙어 있으니까! 

 그래도 두근두근거리는 것 보다도, 달라붙으면 편안하고 푹신거려서 행복한 기분이 되니까 그런 것일 뿐야.


 "뭐!? 아니, 의미를 모르겠어! 그런 이유가 어딨어!?"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는 마키쨩에겐 곤란한 것 같다냐.

 하지만 여기까지 오면, 어떻게든 하는 게 당연한 거니까 물러서지 않아.


 "괜찮으니까, 자! 한 번 말해 보라냐! 좋아한다고 말 해봐! 어서!"

 "잠깐, 시, 싫어!"

 "좋아한다는 것 정돈 괜찮잖아! 딱히 진심으로 안 해도 돼! 응, 간단하지? 얼른!"

 "잠깐만, 리, 린!"


 어떻게든 린은 마키쨩에게 그 한 마디를 들으려고 버텼어.

 

 "그, 그런 걸 말한다고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지금 내가 공부하는 데에도 아무 상관 없고!"


 아무래도 그 말을 하지 않으려는 고집쟁이 마키쨩.

 아- 정말! 그러니까 그런 거잖아, 그런 거잖아!


 "의사 공부랑은 상관 없어도, 마키쨩의 '좋아해' 라는 한 마디로 린은 살 수 있다냐!!!"

 "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게 의사의 역할이지!?"


 그러니 마키쨩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해졌어.


 "왜 그렇게 고집불통인 건데…"

 "마키쨩한테 그런 말 듣기 싫다냐!"

 "그, 그럼 먼저 린이 시범을 보여 봐."

 "!"


 뭔가 홀딱 속은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상관 없다냐!!

 해 주겠다냐!!


 "마키쨩!"

 "!"


 마키쨩의 어깨를 양손으로 붙잡아서.

 그 보랏빛 눈동자를 향해 린은 곧바로 마음을 전해.


 "좋아해."


 메아리치는 내 목소리만 들려와.

 곧바로 물흐르듯 마키쨩의 입도 열리는 게 보였어.


 "…좋아…해."

 "!"


 두근.

 또 한 번 두근거림이 커져.

 솔직히… 설마 정말 말할 줄은 몰랐어… 이런 말 하면 혼날까냐.

 

 "자! 말했지! 이제 이 이야기는 끝이야!"

 "…"


 린에게서 시선을 돌리듯이 붉은 얼굴로 콧방귀를 뀌며 외면하는 마키쨩.

 하지만 그 전에 린이 먼저 눈길을 피한 건 비밀이야.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다면 분명…….

 부웅, 고개를 양 옆으로 세차게 흔들어.

 아- 안 돼. 안 된다냐!

 그런 건 아직 우리한테는 빠른 거다냐.


 "앗, 고맙다냐, 마키쨩!"

 "…벼, 별로."

 "덕분에 린은…"

 "…살 것 같아?"

 "…"


 살 것 같다니… 아니.

 그렇지 않아. 우스운 이야기지만.


 "더 나빠졌다냐."


 배시시 웃어보이니, "그럼 의미 없잖아…" 라며 한숨과 함께 대답이 돌아와.


 "그러니까 마키쨩… 평소에 좋아한다는 말은 하면 안 돼."

 "뭐야, 그게. 아까랑 말하는게 정반대인데."

 "마키쨩한테만 그런 거다냐."


 하지만 이렇게나 위험한걸.

 그런 걸 간단히, 무방비하게, 언제까지고 그냥 방치하는 건 안 돼.

 

 "린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절대로 말하면 안 돼!"

 "뭐?"


 괜찮아, 아무튼 꼭 린이 마키쨩을 맞이하러 갈 테니까.

 그러니 그 때까지…


 "마키쨩은 잔뜩 공부해 두면 된다냐!"


 그러니 다시 "의미를 모르겠네" 라고 마키쨩이 대답했어.

 

 "공부해야 하는 건 너지, 린."

 "음, 린은 마키쨩한테 치료받고 싶다냐."

 "…린,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래, 그만 두겠다냐.

 역시 린은 어려운 설명이랑은 안 어울려.


 귀찮아졌어.

 어차피 두 사람 뿐인데, 한 번쯤 괜찮지 않아?


 마키쨩의 말을 가로막고, 이번엔 린이 먼저 성큼성큼 다가가.

 그래. 몇 센티미터, 앞으로 조금.

 …결국 입술을 향해, 린의 이 마음은 아름다움에 빠져 버렸어.

 이게 사랑의 시작이라면, 이게 병이라고 한다면, 행복한 병인 거겠지.

 한순간의 입맞춤 후, 너의 그 놀란 얼굴을 바라보며 속삭이듯이 말해.


 "마키쨩도, 린을 아픈 채로 내버려 두긴… 싫지?"

 "…읏."


 이런, 아직 말뜻이 전달 안 된 모양이다냐.

 어리둥절해 있는 마키쨩에게는 미안하지만 린에겐 아직 수단이 남아 있어.


 "괜찮아, 혹시 마키쨩이 린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면…"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나는 때에는.

 그 때는…





 "린이 알려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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