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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비밀
わたしの身体の秘密
글: どろむ (http://www.pixiv.net/member.php?id=4154874)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546744
번역: 낮-꿈 (d4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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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어디 베이지 않았어?"
마키에게 전달한 프린트의 가장자리는 붉은 색으로 뻗어져 있었다.
"아무데도 안 베였는데."
"손가락 보여 줘 봐."
그러나 그렇게 말하고 벌린 오른손 엄지에는 붉은 상처가 제대로 그어져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종이 가장자리에 베였는지도 모른다.
"피 나오잖아."
"미안하다냐... 린이랑 프린트 바꾸자."
"그런 건 상관 없으니 손가락이나 줘 봐."
마키가 교복 주머니에서 재빠르게 티슈를 꺼내 베인 손가락으로 갖다 댄다.
하얀 티슈는 서서히 커다란 붉은 얼룩으로 물들어 갔다.
조금씩 물들어가는 티슈를 우리는 잠시 바라보았지만, 피는 금방 멈추어주질 않았다.
생각보다 상처가 깊은지도 모른다.
"보통은 이만큼이나 피가 나오면 눈치 채잖아."
"이런 조그만 상처는 모른다냐."
"꽤 깊은 것 같은데."
말을 마치고는 손가락 관절을 강하게 꺾었다. 울혈을 시켜서 피를 멈추는 방법으로 바꾼 듯 했다.
"정작 넌 별로 안 아픈가 보구나."
그 말은 그저 중얼거리는 것이어서, 린이 손가락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마키로 옮기니 마키는 아직도 치료하고 있는 손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별로 아프지가 않아. 아마도 몸이 튼튼해서 그런 걸 거야."
"튼튼해서 그런다니, 다치면 아픈 게 당연한 거야. 매번 다쳐도 아프지가 않다면 몸이 어딘가 이상한 거야."
"좀, 마키쨩! 그래서는 린이 맨날 다치고 다니기나 하는 것 같잖아!"
커다란 목소리에 겨우 얼굴을 든 마키가 하나둘 기억들을 되살리듯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번에 가정 시간에 손가락에 바늘 찔렸을 때, 체육 시간에 허들에 머리부터 뛰어들었을 때, 연습 중에 발 삐었을 때."
"린, 그렇게 덜렁이는 아니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래서 죄다 내가 치료했잖아."
"냐..."
손가락을 바늘로 찔렸을 때도, 허들 사건 때도, 방과후 연습 때도, 린이 다쳤을 때는 곧바로 마키가 달려와 주었다.
그 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는 건 바로 조치를 취하고, 자기 힘으로 안 될 때는 보건실로 데려다 주었다.
수업 중에도 방과 후에도 마키는 린의 전속 의사였다.
"린이 열심히 하는 건 나도 좋지만, 부상은 조심하도록 해."
"하지만 다쳐도 안 아프니까, μ's 훈련은 제대로 나갈 거야."
"바보."
눌려 있는 손가락은 서서히 저릿한 느낌에 빠져 갔다.
피 같은 건 벌써 멎은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이 대화를 린은 끝내고 싶지 않았다.
바보, 라며 이유 없이 대화가 끝나서 대답도 못 한다니.
"나까지 아파지니까 다치지좀 마."
"왜 마키쨩이 아파? 다친 건 린인데."
"정말 바보구나."
아무것도 틀린 말은 안 했는데, 심한 말을 들은 것 같다.
멋대로 다치고 다니기나 하는 나.
피가 흐르는 것도, 멍이 드는 것도, 몸이 빨갛게 붓는 것도 전부, 마키의 몸에 생기는 일이 아닐 텐데.
"몇 달 전에 계단에서 넘어졌었지?"
"응, 그랬어."
"잠시동안 네가 안 움직이는 바람에, 그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니까."
황급히 계단을 내려가던 때, 급한 마음을 몸이 따라가지 못해서 발이 꼬여 그대로 앞으로 엎어졌다.
아, 위험하다. 떨어지면서 자기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 버릴 정도였다.
그 후 우연히 같은 계단에서 내려온 마키쨩에 의해서 그대로 린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보건실로 끌려갔다.
아프지 않다고 말했는데도 친절히 부은 곳을 찾아서 얼음 주머니까지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얌전하게 있기. 욕조에 오래 들어가 있지 않기. 이런 이야기를 실컷 하고는, "너 정말 바보구나, 촐랑대니까 그렇지." 라며 귀 아픈 이야기를 조금.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키는 뭐라고 말했던가.
"큰일이 아니어서 다행이야."
확실히 얼음 주머니를 머리에 대고 의자에 기댄 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건너편 의자에 걸터앉아, 린의 한쪽 손을 잡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린 것이다.
"하지만 다치는 건 린이니까 마키쨩이 아플 리 없다냐."
"아파."
"냐, 어디가?"
"글쎄, 어딜까."
어쩌면 답이 없는 질문일 뿐일지도 모른다.
애들한테나 먹힐 속임수, 그런 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 나도 한 번 시험 삼아서 계단에서 넘어져서 떨어져 볼까?"
"그런 건 안 돼!"
"왜?"
왜?
왜 지금 나는 마키를 막은 걸까?
아픈 건 내가 아니다.
넘어져 다치는 건 마키다.
그런데도 어째서 나는 곧바로 마키를 멈춘 것일까.
내가 말했던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그것이 어째서인지는 알 수가 없다.
나는 다쳐도 괜찮다.
다쳐도 아픈 건 나, 마키에겐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다.
그럼 그 반대는?
예를 들어 마키가 다쳤다고 하면, 물론 아픈 건 마키 자신이다.
하지만 계단에서 넘어져 움직이지 않게 된 마키는 상상만 해도 두려웠다.
만약 이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름을 불러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면.
그걸 생각하는 것만으로, 몸의 어디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어딘가가 괴로워졌다.
"일부러 넘어진다니, 절대 안 돼. 그리고 마키쨩이 아파하는 건 싫어."
"거짓말이야. 누구 좋으라고 혼자 계단에서 구르겠어?"
"마키쨩은 바보야."
"피차일반이잖아."
이게 정답인 걸까.
형언할 수 없는 몸 어딘가가 타는 듯한, 조여오는 듯한,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째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이 기분이야말로 눈으론 보이지 않는 아픔일지도 모른다.
"만약 마키쨩이 심하게 다친다면 린은 울어 버릴 거야."
"이거 우연이네, 나도 그럴 거야."
손 끝에서 티슈를 떼어내니 이미 상처는 마르기 시작했다.
그걸 확인하고는 위에서 마키가 부드럽게 반창고를 붙여 주었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린은 눈을 떼지 못 하고, 마키의 그 아름다운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는 건 보고 싶지 않다고 강하게 생각했다.
"조금 과장된 말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조심해야 해.
그리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간단한 치료 정도는 내가 해줄 테니까."
"아픈 일이 없는걸."
"별로 아프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제대로 봐 줄게."
책상 위에 흩어진 휴지를 끌어 모아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마키.
반창고를 두른 손가락을 보면서, 나는 정말 바보인 걸까 싶어서 싫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다치는 이유 따위는 나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가정 시간에는, 너무나도 예쁘게 장식된 마키의 자수에 눈길이 팔려서.
체육 시간에는, 내 차례가 시작하기 직전에 눈이 마주쳐서 언제나처럼 손을 크게 흔들어 주자 마키가 살짝 미소를 지어 주며 내게도 손을 흔들어 주었으니까.
그게 기뻐서, 달리는 동안 그 모습이 머리에 떠올라서,
틀어진 보폭을 고칠 겨를도 없이 다음 허들에 부딪혀 버렸으니까.
계단에서 넘어졌을 때는, 나의 이 기분의 의미와 이유를 직접 물어보기 위해서 마키를 찾아서 계단을 오르고 있던 중 때마침 위에서 내려오던 마키를 발견한 것이다.
단지 그것만으로 동요하는 자신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아서 도망치듯이 달려나가다 넘어지고 말았다.
방과후 춤 연습을 할 때도 무심코 봐 버린다. 눈으로 쫓고 만다.
의식을 제대로 붙잡고 하는 게 아니니까, 넘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덜렁거리고 바보같아서, 그 때문에 정말 이곳저곳이 아파 온다.
가장 아픈 건 몸에 난 상처가 아니라는 것은, 최근 몇 개월 새에 알게 되었다.
마키를 볼 때마다 울리는 심장도, 화끈거리는 몸도, 절반 정도 저 멀리 날아가 버리는 나의 의식도,
그 때문에 만들어지는 갖가지 상처들도.
하지만 그런 이유를, 어떻게 마키에게 전하면 좋을까.
이런 이야기를 말할 수는 없다.
사랑에 빠져서 충동적으로 다치고 있다니,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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