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minutes
글: とうてん (http://www.pixiv.net/member.php?id=1391373)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042222
번역: 낮-꿈 (d4ydream)
---
작은 자명종 소리가 들려온 것은 내가 눈을 뜸과 거의 동시의 일이다.
소리가 울리기 직전에 자명종을 끄는 건 언제나의 일.
그런데, 오늘은 그 '언제나의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아래를 쳐다보니, 린의 몸은 하얀 팔에 꼭 붙잡혀 꼼짝도 못 하는 상태였다. 목만 움직여서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붉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이렇게 잡혀 있는 것도 또 다른 '언제나의 일' 이었지만.
최초의 '링' 하는 소리를 뒤쫓듯 계속 울려 퍼지는 소리.
자고 있는다면 신경쓰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깨어 있는 지금은 그저 불쾌할 뿐이었다. 린은 자신을 붙잡는 팔을 오른손으로 들어서, 조금 무리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간신히 오른팔로 소리의 근원을 찾아서 버튼을 눌렀다. 방은 순식간에 고요해져서 등 뒤로 고른 숨소리가 들려 왔다.
-알람 소리에 안 일어났단 건, 오늘은 지쳤다는 걸까냐…….
야생의 육감에 가까운 감각으로 벨이 울리기 전 부품 소리 하나에 깨어나는 린 정도는 아니더라도, 마키는 자명종 소리에 민감했다. 그런 마키가 이번에는 꼼짝도 않았다. 사실 그대로 재우고 싶었지만, 자명종을 맞췄다는 것은 꼭 일어나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린이 사람을 닥달하는 것 같은 자명종 소리를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맞춰 뒀다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는 뜻이다.
한 번 떨쳐내어 버렸기 때문인지, 뒤쪽으로 뻗은 왼손은 지금은 그저 힘 빠진 채 린의 몸에 닿아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몸을 트는 건 어렵지 않았다.
마키를 바라보니, 깨어 있을 때보다 훨씬 앳되어 보이는 마키의 잠자는 얼굴이 보였다.
언제나 린보다 늦게 자서 일찍 일어나는 마키의 잠든 얼굴을 볼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기에 좀 더 바라보고 싶었지만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늦잠을 잘 게 분명하다. 하는 수 없이 린은 마키의 어깨를 건드렸다.
"마키쨩, 아침이야."
"……으-……"
신음 소리를 내면서도 눈은 뜨지 않는다.
앞머리를 들쳐 올려도, 뺨을 건드려 봐도 역시 일어나지 않는다.
"마키쨩?"
"……음."
"빨리 안 일어나면 뽀뽀할 거야?"
"으으-……"
정말 부끄럼쟁이인 마키는 평소라면 손 잡는 것 조차 먼저 하지 않는다. 이런 한 마디를 듣는 것 만으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이고 만다. 그게 귀여워서 너무 놀리는 바람에 다툰 적도 여러 번 있다. 지금껏 그렇게 싸워온 것은 다 마키가 너무 귀여워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화난 것도 아닌, 애매하게 흐릿한 목소리가 되돌아올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뭔가 허전하다.
"마-키-쨩."
"으음……"
"마키쨔……!"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 다시 한 번 힘을 줘서 어꺠를 흔들었더니, 이름을 마저 다 부르기도 전에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았다.
슬쩍 쏟아지는 그 감각에, 린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깨어 있을…… 리는 없다.
깨어 있다면 알 수 있다.
오랜 만남으로 이제는 얼굴을 안 보고도 숨소리 하나로 마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그건 린의 큰 자랑이었기에, 틀릴 리가 없다.
그렇지만.
흔치는 않은 일이지만.
취했을 때 마키는 기습을 해 올 때가 있다. 정말 무의식중에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마키가 해 온다' 라는 말은 틀린 걸지도 모르지만, 그 호흡에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린의 야생의 감으로도 피하지 못해서 매번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마키쨩……"
"……5분만 더."
마키는 느슨해졌던 팔에 다시 힘을 줘서 린을 껴안았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그대로 팔 안에 갇힌다.
고동.
한숨.
온기.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 자신을 끌어안은 마키에게,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잠을 방해당한 것에 대해 불만이라도 털어놓고 싶었지만, 평소에는 경계하기만 하는 마키의 이런 무방비함은 마치 신뢰의 증거 같았기에.
결국, 모두 허락해 버리게 된다.
"……앞으로 5분, 딱 5분만이야."
대답은 없다.
그래도 상관 없다.
린은 따스함에 안겨, 그 고동을 헤아린다.
밀려오는 졸음 속, 행복을 음미하며.
---
'μ’s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에게. (린마키) (0) | 2015.04.13 |
---|---|
달지 않은 발렌타인 (린마키) (0) | 2015.04.12 |
정말, 좋아해 (린마키) (0) | 2015.04.11 |
내 몸의 비밀 (린마키) (0) | 2015.04.10 |
12시에 풀리는 마법과 거짓말 (0) | 2015.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