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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s 번역

당신만의 아이돌 (우미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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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의 아이돌

あなただけの、アイドル


글: ちーれ (http://www.pixiv.net/member.php?id=9634346)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3776366

번역: 낮-꿈 (d4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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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리,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우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도무지 기다려 줄 맘은 생기지 않는다.

 그치만 오랜만에 오는 쇼핑, 그것도 최근에 생긴 커다란 백화점이다.

 가게 하나하나마다 반짝거리며 빛나고, 귀여운 물건들이 가득 차 있었다.

 

 저건 우미랑 어울릴 것 같아. 아아, 이것도 분명 어울릴 거야!

 이렇게, 눈길을 끄는 건 전부 내가 아닌 우미랑 어울리는 것 뿐이다.

 그러니 어서 빨리 따라와 줬으면 좋겠는데.


 제일 처음에 산 궁도 용품같은 게 생각보다 부피가 큰 것 같다.


 "참, 그런 건 제일 마지막에 사면 되잖아."

 "…그래 놓고 잊어버린 적이 여러 번 있었으니까요."

 "……겨, 겪어 본 거구나."


 그럼 하나 들어 줄 테니 빨리 가자.

 우미의 오른손에 들린 짐을 들어 주려고 하자, 우미는 강하게 뿌리쳤다.


 "안 돼요. 이건 제 짐이에요."

 "아니 그래도, 무거운 것 같아서."

 "안 됩니다! 여자한테 무거운 짐을 들릴 수는 없어요…!"

 "우미도 여자잖아…"


 짐을 둘어주는 걸 두고 잠시 말다툼이 이어졌다.

 최근 오픈한 큰 백화점. 게다가 오늘은 휴일이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짐을 두고 말싸움을 하는 우린 주목을 받았다.

 인파 사이에서 "저 사람은…" 라는 웅성임이 들렸다. 위험하다.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황급히 우미를 바라보니, 우미는 "어떻게 된 건가요, 항복인가요?" 라고 득의양양하게 말하였다.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렇다는 건 내가 한 수 접는 수밖엔 없을 것 같다.

 

 "……정말. 어쩔 수 없지."

 "알아들으셨다면 됐습니다."


 흥, 하고 콧방귀를 뀌는 우미. 

 귀여웠지만 역시 그 짐은 방해가 된다.


 "……하지만 그 짐을 갖고 쇼핑할 순 없어. 분명 코인 락커가 있었으니 거기 넣고 와."

 "하, 하지만…… 이 정도는…"

 "안 돼. 그래선 즐길 수가 없잖아."

 "아… 알았어요."

 "알아들었으면 됐어."


 똑같은 말을 들어서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우미는 얌전히 코인 락커를 찾으러 갔다.

 솔직해서 좋다며 우미의 등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미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저… 저기요! μ's의 아야세 에리 씨 맞으시죠?"


 그렇게 말을 걸어 온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세 명의 여자.

 아, 정말. 우미가 그렇게 떠들어 대니까 들켜 버렸잖아.

 라며 마음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언제나 최고의 아이돌로서 얼굴을 비춰야 해!" 라는 부장의 말을 따라 나는 최고의 아이돌의 얼굴을 팬들에게 돌렸다.


 "네, 맞아요."


 그러자 팬들의 눈은 반짝거리며 빛나고, 함성을 내지른다.


 "앗, 정말이야! 진짜잖아!"

 "사복인가요? 스커트 너무 귀엽네요! 어디서 사셨나요!?"

 "아, 사진! 같이 사진 찍어 주실래요?"

 "어…… 그게…."


 순간적인 질문 공세에 눈 둘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저, 저 사람…… μ's의 그…"

 "정말이야! 엄청 귀여워!"

 "사인이라도 받을까?"


 찾아오는 다른 무리들.

 멀리서는 슬쩍 카메라를 꺼내는 사람까지.

 한 할머니는 또 왠지 모르게 날 보고 빌고 있어… 나는 지장보살이 아니라구요!?


 순식간에 사람은 모여들어 꼼짝도 못 하게 되었다.

 μ's가 이렇게나 유명해졌다는 사실은 분명 기쁘지만.

 사방팔방에서 오는 악수 요구나 셔터 세례에 더 이상 최고의 미소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어떻게 빠져나갈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그 때.

 갑자기 몸이 붕 떴다.


 "…………엇."


 팬 한명이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모르겠다.

 처음 만난 고교생 삼인방이 뺨을 물들여 흐리멍텅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등 뒤에서부터 들려 오는 목소리.

 목소리가 등줄기를 타고 퍼져 이어져서, 내 얼굴은 저 팬들과 비슷할 정도로 뜨거워졌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데이트를 와서… 사진은 다음 기회에 부탁드리겠습니다."

 "잠깐, 우미! 나는 좀 놓고…"

 "그럼, 안녕히 계세요."


 우미는 최고의 아이돌다운 미소로 인사를 하고는 인파를 누비며 달리기 시작하였다.

 팔을 놓칠 뻔 하는 것을, 우미의 목을 붙잡아 필사적으로 버틴다.

 목에 내 손이 휘감긴 것을 깨달은 듯한 우미는 이 쪽을 바라보며,


 "미안해요."


 라고 입만 움직여 부드럽게 웃었다.

 ……우미는 바보.

 그런 멋진 얼굴, 하지 말란 말야.


 이젠 사람의 목소리도, 시선도, 그 무엇 하나 의식할 수가 없다.

 도망칠 길을 찾는 우미의 진지한 표정에, 나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


 "미안해요."

 "바보."

 "……죄송합니다."

 "너무 부끄러웠어… 우미는 바보야."


 백화점 깊숙한 곳, 자판기와 벤치 밖에 없는 한적한 휴식 공간.

 아까 그 능글맞은 미소로 사과하던 우미는 어디 갔을까.

 벤치에 앉아 있는 내가 화났다는 걸 느낀 우미는 바닥에 정좌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안 했다면 도망칠 방법도 없었고…"

 "아니, 나도 뛸 수 있어! 그리고 내가 50미터 달리기는 더 빠르잖아!"

 "그게, 그렇… 지요. 그렇지만…"


 말을 끊고는 바닥을 쳐다본다.


 "우, 우미?"


 걱정이 되어서 들여다보니,

 우미는 결심한 듯이 벌떡 박차고 일어나, 과격하게도 날 껴안았다.


 "그… 그런 건 싫었거든요."

 "뭐, 말이야?"

 "사람들한테 둘러쌓여서, 인기인이 되어서… 갑자기 빼앗겨 버린 것 같았어요."

 "아… 그랬구나."


 가끔 우미가 내곤 하는 독점욕.

 이번에는 이런 형태인 거구나.


 그럼, 나도 그 독점욕에 어울리는 대답을 해 줘야지.


 "괜찮아, 우미."

 "뭐, 뭐가 말인가요?" 

 "저… 똑똑하고 귀여운 에리치카는, 우미만의 아이돌이에요!"


 확실히 인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내 마음은 우미만을 바라보고 있어.

 그러니 안심해.


 "엇, 아! 그, 그런 말을 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후훗."


 당황해서 눈이 흔들리며 수줍어 하는 왕자님의 손등에

 가볍게 키스를 한 번 해 주고, 나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나중에 우미가 날 안고 달려가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가서 부장한테 엄청나게 혼났다는 이야기는, 다음 번에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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