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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s 번역

계속 당신만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노조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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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ずっとあなたを見てたんです。


글: おかん@紫の生命体 (http://www.pixiv.net/member.php?id=3266714)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169166

번역: 낮-꿈 (d4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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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랑 사귀게 된다면.

 그런 상상을 하고는 풀죽는 거. 좋지 않아?

 ...엇, 아니라고?

 ...그래.


 나는 지금 그 상상으로 한창이었다.

 예를 들어, 그러니까 단지 예일 뿐인 이야기로.

 사랑하는 사람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떤 계기로 그 사람과 사귀게 된다면.

 눈 앞에서 언제나 이야기를 나누는 노조미와 니코.


 "공부도 단디 안 하는 니콧치한테는 벌이래이~!"


 "아, 알았으니까 좀 기다려! 지금 풀 테니까! 잠깐! 저기, 좀! 에리! 도와 줘!!"


 "...포기해, 니코."


 "매정해!!!"


 니코의 비명이 부실에 울려 퍼졌다.

 그 뒤에서는 "니코니..." 하는 소리와, 히죽대면서 니코의 가슴을 주물거리는 노조미가 있었다.

 저 둘은 정말 사이가 좋다.


 ...나에게는 하지 않는 노조미의 필살기(?)나 주물주물 MAX를 니코에게는 잘 해주는 데다, 니코도 마냥 싫기만한 것 같지도 않고...

 게다가 니코는 노조미에 대해선 뭐든지 아는 듯한 분위기이고....

 혹시 내가 모를 뿐이지 둘이 이미 사귀고 있는 걸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나는 전할 수 없는 이 마음을 품은 채 침울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나 말고 다른 사람이랑 사이 좋은 걸 보면, 가슴이 답답하지 않나?

 ...안 그러나? 그렇잖아?

 나도, 그렇데이.


 이 아이는 학생 회장이 된 호노카쨩.

 업무의 인계를 위해서 예전 학생회와 신 학생회의 임원들이 모인 것인데....


 "에-리쨩! 이거 잘 모르겠어-!"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니까. 자, 잘 봐? 이건 말야, 여기에 사인을..."


 듣기만 해도 흐뭇한 대화이지만.

 ...그, 좀, 가깝지 않나?

 으-, 앓는 소리를 내며 서류를 보고 있는 호노카쨩의 어깻죽지부터, 마찬가지로 서류를 들여다보는 에리치. 옆을 돌아보기라도 한다면 입술이 호노카쨩의 뺨에 닿을 그런 거리에서.


 ...에리치에게 있어 호노카쨩이 특별한 존재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굴레에 묶인 채 손쓸 도리가 없었던 그녀의 손을 끌어 준 것은 틀림없이 호노카쨩이다.

 ...나랑, 닮았구나.

 쿵 하고 으스러지듯이 괴로워지는 가슴에 쓴웃음을 지으며,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품은 매일이다.






 

 오늘도 노조미는 귀엽다.

 게다가 오늘은 특히 더 귀엽다.

 언제나 두갈래로 머리를 묶고 있지만 오늘은 풀어서 가볍게 끝을 말아 올렸다.

 어울린다며 웃어 보이자, 잠시 후에 "부끄럽데이" 라며 노조미는 얼굴을 붉혔다.


 "아, 니콧치!"


 노조미에게 용건이 있는 듯 니코가 이 교실을 찾아와 문을 열자, 눈이 마주치고는 노조미가 기쁜 듯이 그 쪽으로 가 버렸다.


 "어때? 어울리나?"


 "뭐? ...흠, 나쁘지는 않네"


 "후훗, 고맙데이, 니콧치."


 그런 대화가 들려와서 무심코 작게 한숨을 내쉰다.

 ...뭐야. 우리가 대화할 때는 조금 공백이 있었는데.

 역시 노조미는 니코를 좋아하는 걸지도.


 "...하아."


 미안해, 노조미. 친구인데, 너의 행복을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에리쨩 안녕-!"


 "앗, 정말이지 호노카, 갑자기 끌어안지 마."


 등교 중 뒤에서 활기찬 목소리가 들리더니 넙죽 끌어안기는 에리치.

 말은 그렇게 했더라도 표정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호노카쨩이 부럽데이.

 나는 이렇게 여자 가슴을 주물러 대지만, 정말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그런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끌어안는 것도, 가벼운 스킨쉽을 하는 것도 나로서는 불가능하다.


 "...하아."


 미안, 에리치. 나는 비겁한 사람이라 에리치의 행복을 바랄 수가 없데이.







 오늘 노조미는 기운이 없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잠이 부족한 것 같다며 쓴웃음지었다. 확실히 눈 아래에 드리운 다크서클은 걱정되었다.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냐고 물었더니 잠시 앓는 소리를 내더니 "조금." 이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노조미는 그대로 자리로 되돌아갔다.


 점심 시간에도 밥을 다 먹은 후 니코가 노조미를 데리러 와서 어디론가 가 버렸다.

 니코에 대한 일로 고민하는 건 아닌 듯 싶었다.

 ...어, 그럼 내가 원인?

 니코랑은 관련 없고, 내게는 말할 수 없다.

 ...나, 어느샌가 무슨 일 저질러 버린 걸까...

 끙끙대며 생각해 보았지만 짚이는것은 전혀 없어서 망연자실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노조미에게 상처를 준 걸까? 매정한 말을 했나?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싶은 노조미에게?

 ...그럴 리는 없다.

 그렇게 생각해도, 생각하면 할수록 불안해져 왔다.

 내가 얼마나 노조미를 좋아하던가. 무심코 조금 어이가 없어져서 책상에 엎드렸다.


 "...노조미."


 한숨과 함께 쏟아낸 그 이름은 무척이나 무정하게 들렸다.







 "...좀, 언제까지 그럴 생각이야?"


 "응... 좀만 더."


 낯익은 옥상에서 니콧치의 등을 빌려서 거기에 얼굴을 맡겼다. 꼬옥, 카디건을 붙잡자 기막히다는 듯한 한숨 소리가 이어지고 "조금만이야." 라는 소리가 들렸다.


 요즘, 밤이 될 때마다 에리치의 얼굴이 떠올라서 가슴이 정말, 정말로 괴로워진다.

 너무 좋아해서, 괴롭다.

 너무 좋아하니, 괴롭다.

 분명 이루어지지 못 할테니, 괴롭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좋아해, 정말 좋아해.

 다른 사람은 보면 안 된데이.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마음을 전할 수 없다.

 에리치에게는 에리치만의 사랑이 있다. 그 마음을 무시할 수 없다. 무시하고 싶지 않다.


 "...에리치."


 쉰 목소리가 뽑아낸 그 이름은 어쩐지 당장이라도 사라져 버릴 듯했다.






 보고 말았다.

 보기 싫었다.

 댄스 레슨을 끝마치고 모두 돌아가려던 때에 노조미와 니코가 먼저 돌아가서...

 ...역시나, 두 사람은.


 나는 먼저 돌아가 보겠다는 노조미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아이들과 돌아갔었다.


 "...아, 물건 두고 왔다."


 음료수를 꺼내려 가방을 열었을 때, 도시락을 교실에 두고 온 것을 떠올렸다.

 모두에게 사과의 말을 하고 먼저 돌아가라고 한 뒤 나는 학교로 되돌아갔다.

 교무실에서 열쇠를 받으려 했지만, 열쇠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열쇠는 없었다.

 누군가 아직 남아 있으려니 생각하며 교실로 향했다.

 희미하게 열려 있는 문을 열려다 무심코 숨었다.

 ...노조미와 니코.

 마주 보고 앉아서 노조미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있고, 니코는 그런 노조미를 기막히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 이젠, 힘들데이..."


 "...그럼 포기하면 되잖아."


 "...그렇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나도 이렇게 고민은..."

 

"...벌써 몇 번째야, 이제 적당히 해."


 니코는 나를 눈치챈 듯 이쪽을 흘끗 바라보았다.

 기가 막히는 듯, 화가 난 듯한 그 눈동자에 무심코 숨을 삼키고 말았다.


 "...정말로 귀찮게 하네, 너희들."


 일부러 큰 소리로, "일단 확인해 두겠는데,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야?" 라며 니코가 노조미의 뺨을 붙잡고 억지로 고개를 들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은?"


 "...읏, 에리, 치. 에리치가 좋데이. 정말 좋아...!"


 얼굴을 가리고는 참을 수 없는 오열을 터트리는 노조미.

 그 모습과 방금 들려온 말에 내가 그대로 굳어 버리자, 니코는 내 이름을 읊조리고는 내게 다가와서 "다음은 알아서 어떻게든 해." 라는 말을 중얼거리고 떠났다.


 "...노조, 미."


 "...읏!? 에리치, 왜...?"


 "아, 그게. 도시락을 두고 와서."


 "...혹시 아까 이야기..."


 "...듣고 있었어." 


 그렇게 대답하니 더욱 얼굴을 구기고는 "미안, 미안해 에리치" 라며 울기 시작하는 노조미.


 "...왜 사과하는 거야?"


 오열하는 노조미와는 대조적으로 얼굴을 붉히며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 못하는 나.


 "나, 나는, 에리치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도..."


 알고 있는데도, 너를 좋아해서, 미안.

 그렇게 말하고 노조미는 내 옆을 달려 지났다.


 "기, 기다려, 노조미!"


 쭉 뻗은 손이 허공을 가르며 노조미의 어깨를 놓쳤다.

 짐을 내팽겨치고 도망치는 노조미를 뒤쫓기 시작하였다.


 발은 내가 더 빠르지만 노조미는 학교 건물을 잘 활용한다.

 잽싸게 꺾어서 계단을 오른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10분 가량을 뒤쫓았다.

 너무 멀어서 등을 붙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놓칠 수는 없다.

 그런 고백을 듣고, 그런 솔직한 마음을 듣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니 못 할 일이다.



 ...다행이다. 남은 기력은 내가 약간 웃돌고 있었다.

 지쳐서 비틀대며 앞을 달려가는 노조미를, 이미 웃고 있는 나는 마지막으로 다리에 힘을 주어 뒤에서부터 마음껏 끌어안았다.

 싫어, 이제는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줘, 부탁이래이. 놔 줘!

 그렇게 고개를 가로젓는 노조미의 팔을 잡아 내리고,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었다.



 "잘 들어, 노조미."


 너, 정말 엉뚱한 오해를 하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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