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μ’s 번역

어쩔 수 없는 감기쟁이 (노조니코)

---


어쩔 수 없는 감기쟁이

どうしようもない風邪っぴき


글: 奏空 (http://www.pixiv.net/member.php?id=10375332)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070155



---


 "좋은 아침, 니콧치~"

 아침, 등교를 하던 니코의 뒤에서 평소보다 늘어진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 목소리를 듣고 니코는 순간적으로 가슴을 팔로 막았다.

 "……? 노조미?"

 평소였다면 그 팔을 뚫고 가슴을 만지러 왔을 노조미였지만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이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어서 니코는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니콧치~ 그런 주물주물 당하고 싶다는 표정이나 하고."

 "안 했어! ……너 말야."

 노조미의 얼굴을 살펴보니 노조미는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게다가 눈의 초점도 흐릿하다. 항상 거리를 두고 멀리서 전체를 바라보는 이미지의 노조미이지만, 오늘은 거리를 둔다기 보다는 어딘가 붕 떠있는 느낌이다.

 거기서 니코가 도출해 낸 결론은 하나.

 "혹시, 감기 걸린 거야?"

 "음- 그런 거 아닌데?"

 구름처럼 떠 있는 말투로 나온 그 말은 전혀 신빙성이 없어서, 당연히 니코도 믿지 않았다.

 장갑을 한 쪽 벗어서 노조미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니코는 자신과 비교할 것도 없이 보통이 아닌 수준의 열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집에서 나오기 전에 열 재 봤어?"

 "체온계가 어딨는지 모르겠데이-"

 "그냥 열을 무시해서 안 잰 거잖아."

 니코가 딱 말하니 노조미는 더 이상 받아치지 않고 침묵하였다.

 "봐, 여기서 바로 변명거리가 안 나올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가잖아. 일단 양호실이나 가."

 "으음- 나, 별로 상태 나쁘지 않데이."

 "너 정말…… 그런 말 믿어줄 정도로 니코는 관대하지 않아."

 "니콧치, 쓸데없는 걱정이래이. 오늘 하루 정돈 아무 일도 없을 기고. 혹시라도 안 좋은 느낌 들거나 머리 아프면 단디 보건실 찾아 갈기라."

 웃음지으면서도 걸음 걸이가 불안한 노조미에게 니코가 손짓했다.

 "잠깐, 와서 몸좀 숙여 봐."

 "응?"

 "괜찮으니까 빨리."

 의심스러워 하면서도 가까이 다가온 노조미를 자신의 키보다 머리 하나쯤 낮춰 숙인다. 평소에는 볼 일이 없는 노조미의 머리를 향해서, 니코는 자신의 머리를 힘차게 부딪쳤다.


 쾅!


 둔탁한 소리가 나고, 곧바로 노조미가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웅크렸다. 


 "윽……! 니콧치, 뭐 하는 기가!"

 울상이 된 노조미가 일어서서는 더욱 휘청거리며 니코에게 불평을 뱉어냈다.

 "갑자기 박치기나 하고 뭐꼬!? 바보! 아파 죽겠데이!"

 "이제 머리 아프지?"

 "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서, 변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니코는 노조미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잠깐, 니콧치! 비겁하데이!"

 "더 비겁한 짓 많이 한 네가 그런 말 할 입장이 아니야."

 "니콧치는 바보! 멍청이!" 

 "시끄러!"

 힘으로 보건실까지 끌고 와 문을 열었지만, 양호 교사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아마도 아침 회의가 끝나고 올 것이다.

 "일단 열부터 재."

 놓여져 있던 체온계를 노조미에게 주었다. 니코는 몸 상태를 기입하는 카드를 보며 연필을 잡고 문진을 시작했다.

 "상태가 나쁜 건 언제부터였나요-?"

 "……오늘 아침."

 "또 거짓말 하면 다시 박치기 할 거야. 상태는 언제부터 나빴어?"

 "……어제 점심때 쯤."

 "오늘 뭔가 먹었어?"

 "과일 젤리."

 그 때 체온계가 짧은 소리를 내었다. 확인하니 고열이라고 부를만 한 체온이 표시되고 있었다.

 "정말……. 왜 학교에 나온 거야? 어쨌든 이 감기약 먹고 한숨 자. 그러면 조금은 편해져서 병원까지 찾아갈 수 있을 정도는 될 테니까."

 "아-, 하지만……"

 노조미를 침대로 옮기고 니코는 감기약과 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 라고 할 게 아냐. 아무튼 네 남편 불러 줄 테니까…"

 "에리치는 안 된데이!"

 "왜?"

 한숨을 내쉬면서 니코가 묻자, 노조미는 마치 혼나는 아이처럼 우물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걱정할 기라…… 그리고, 어제부터 숨겼다는 걸 들키면 분명 화 낼 거래이."

 니코는 드디어 커다란 한숨을 내쉬고,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너, 그러니까 어린애 같아. 그보다 에리도 감기 걸리면 너랑 똑같은 짓 할 것 같은데, 괜찮지 않아?"

 "안 괜찮데이! 혹시라도 정말로 에리치가 오면, 니콧치한테 머리 맞아서 다친 거라고 말할 거래이. 있는 일 없는 일 죄-다 니콧치 탓으로 돌릴 기라."

 "그만둬! 에리는 진심으로 화내면 무서운 타입이란 말이야."

 "니콧치도 진심으로 화내면 무서운 타입이지만."

 "알면 이제 조용히 해.'

 "으으-."

 "빨리 자기나 해. 깨어 있는것도 힘들잖아, 그런 고열이면."

 "싫어."

 "자라고 했잖아. 빨리 나으려면 잠이 최고야."

 "싫데이."

 "정말, 무슨 어린애야?"

 니코가 약을 다 먹은 노조미에게서 물을 받아 책상 위에 올려두고는, 억지로 노조미의 어깨를 눌러 그 위에 거칠게 이불을 덮었다. 거기까지 하고 니코는 한바탕 일을 마쳤다는 듯이 다시 의자에 앉았다.

 "……네가 잠들 때까지 옆에 있을 거야."

 "……진심이야?"

 니코를 바라보는 노조미의 눈이, 홀로 불안에 떠는 어린아이의 눈과 겹쳐 보였다. 니코는 얼굴을 돌리며 노조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래. 그러니 안심하고 자."

 "……응. ……니콧치, 고맙데이."

 "너한테 감사 인사를 들으면 해가 서쪽에서 뜰 것 같으니까 어서 자."

 "니콧치 부끄럼 타는거, 귀엽데이."

 "자라니까."

 니코에게 딱밤을 맞은 노조미가 쌔근거리는 소리를 내며 잠든 건, 그로부터 오래 지나지 않은 때의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