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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s 번역

퍼스트 키스 (니코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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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키스

ファースト・キス


글: ぺっぱー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2240745)

출처: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224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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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 지도실에서 뛰쳐나온다.

 이거 뭔가 드라마같지 않아?

 -라고는 해도, 선생님이 교무실로 돌아간 틈에 나왔을 뿐이지만.

 복도를 천천히 걷는다.

 평소라면 이런 때에 갈 만한 곳은 부실이다.

 하지만 아까부터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있으니, 이미 목적지는 정해져 있다.

 






 "진로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평소처럼 피아노에 기댄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마키쨩, 그걸 바라보는 니코. 넓은 음악실에 단 둘 뿐이지만, 니코의 위치는 모두와 함께 있을 때와 다르지 않다.


 "안 돼. 제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니코는 마키쨩이랑 같이 있고 싶은걸."


 아무렇지도 않게 고백할 작정이었지만, 마키쨩은 꼭 눈치채질 않는다. 사실, 눈치 못 채도 상관 없다. 의미가 전달됐다면 부끄러워서 죽는다.


 "대학교라던지, 갈 생각 없어?"

 "으음……"


 대학교, 전문대학, 직업대학, 뭐라도 좋으니 다니는 게 낫다고 선생님에게도 들었다. 돈이 넉넉히 있다면 니코도 다른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뭘 생각할 것도 없이 진학을 택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집은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기도 어려운 수준의 가정이다. 전문대학도 직업대학도 다른 대학교 정도는 아니라곤 하지만 학비가 만만치 않다.


 "아직 생각중이야."

 "빨리 해. 마감 지나고 있잖아?"

 "니코는 아이돌이 되고 싶은걸. 그런데 선생님이 다른 진로를 쓰라고 해서 이렇게 고민하고 있을 뿐이야." 


 진로 희망서에 아이돌이라고 쓴 것 때문에 불려간다니, 이 학교 선생들은 태평하게 공무원이나 하고 있으니 저렇게 고지식한 거다.


 "마키쨩은 의사가 될 거지?"

 "그럴 생각이야."

 "그렇, 구나."


 물론 알고는 있었다. 마키쨩은 의사가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향하는 길도 확실한 직업.

 왜 의사는 되고, 아이돌은 안 되는 걸까. 어느 쪽이든 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아이돌과 의사의 차이는 외국어인가 한자인가의 차이, 그 뿐인 것 같다.


 "아이돌이 안 된다면…… 신붓감이라고 쓸까-"


 전업주부라 하면 꽤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거라면 선생님이 허락해 줄지도 모른다.

 ……아니지, 아이돌이 결혼한다니 역시 치명적이다. 그런 신붓감 타입의 아이돌도 있기야 있지만, 어디까지나 설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로 결혼한다면 의미가 없다.

 콰당, 피아노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마키쨩이 말도 않고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 '마키쨩의 신붓감' 말하는 거야."

 "그런 소리는 못 들어 봤어!"


 마키쨩은 수줍어할 때 화를 내니까 알기가 쉽다.

 니코가 빤히 쳐다보고 있자 마키가 건반 위에 두었던 손을 무릎 위로 다시 가져왔다. 

 할 일을 잃은 손가락으로 머리를 돌돌 감는다. 이것도 수줍어할 때의 버릇. 마키쨩은 부끄럼쟁이다.

 너무 귀여워서 마키쨩의 머리를 아이 다루듯 쓰다듬어 주려다가, 딩동댕동하고 조용한 음악실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울렸다.


 '야자와 씨, 당장 진로 지도실로 오세요. 반복합니다……'


 "우와. 선생님 벌써 돌아온 거야?"


 의외로 빨리 눈치챘다. 그래도 이 학교는 그 정도로 건물이 작으니 어쩔 수 없다. 선생님은 적당히 상대하고 어서 돌아와야겠다. 오늘은 μ's에서 훈련도 없고, 아이돌 굿즈를 찾아 아키하바라나 돌아다녀 볼까.


 "미안, 마키쨩. 나는 슬슬-"


 가야 해. 라고 말하려던 순간, 니코의 카디건 소매가 검지와 엄지로 잡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키쨩이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나,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그러니까, 그 있지, 오늘 나랑 같이……"


 공부를 시켜줄 때는 잘 설명해 주면서, 이런 때에만 우물쭈물하는 것도 귀엽다.

 그런 부분이 니코의 장난기를 자극하는 것이다.


 "같이 가도 좋지만, 대신 키스해 줘."


 마키쨩의 얼굴은 재밌을 정도로 붉게 물들어 간다. 그래, 그렇게 되어야지.


 "바, 바보! 그런 걸……!"

 "빨리 하지 않으면-, 니코는 선생님에게 혼나 버린다구."

 

 이런 혀 짧은 소리에 마키쨩은 약하다. 아마도, 마키쨩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타입인 것 같다. 연상이 아이 취급 당하는 건 조금 분하지만, 쓸 수 있는 무기는 써야 한다.


 "알, 알았어! 하면 되잖아, 하면!"


 마키쨩이 기세 좋게 일어서서, 니코의 어깨를 꽉 잡는다. 예상대로랄까, 이렇게 생각을 알기 쉬워서야 마키쨩의 장래가 조금 걱정된다.


 "눈 감아."

 "이렇게?"


 니코는 얌전히 따르기로 했다. 마키쨩은 안 그래도 한계니까, 적어도 부담감은 덜어 줘야 겠다.


 "…………"

 "…………"

 "…………"

 "……저기, 아직이야?"


 눈을 뜨자, 마키쨩은 얼굴을 붉힌 채 굳어진 채였다.


 "……어, 응."

 "정말, 마키쨩도 참! 혹시 니코의 얼굴에 홀딱 빠져서 쳐다보고 있던 거야?"


 마키쨩은 열기가 도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 어라?


 "마키… 쨩?"


 갑자기 마키쨩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숨결이 뺨에 닿는다. 간지럽다. 니코의 귀가 확 뜨거워진다.


 입술에, 부드러운 게 닿았다.


 그건 한순간의 일로, 곧 떨어져 버렸다.

 지금 이게, 마키쨩의, 입, 술.


 키스했다.


 돌이켜 생각하니 천천히 부끄러움이 치밀어 올라,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어서 고개를 숙인다. 뭔가 말해야 한다.


 "정말로, 했구나."

 "니코쨩이 말했던 거잖아."


 예상 외로 마키쨩은 아주 침착했다. '예, 연주 끝났습니다', 라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뭔가 분하다. 그런 건 마키쨩이 아니다. 니코가 조금 놀렸던 것 만으로 얼굴을 붉히던 마키쨩은 어디 간걸까.

 해 줘서 기뻤던 건 확실하다.

 마키쨩이 부탁에 약한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마키쨩은 부탁받으면 아무한테나 그런 거 해 주는 거야?


 내가 말해놓고 이런 소리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 설마 정말로 해 줄 거라곤 생각 못 했다.


 "자!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어서 갔다 오라고."

 

 그렇게 말하고 마키쨩은 다시 머리카락을 빙글거리며 돌렸다. 그걸 보고 조금 안심된다.

 니코는 음악실 밖으로 나가 한 번 더 문에 달린 유리 너머로 방 안은 들여다 보았다. 마키쨩은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눈이 마주친다.

 손으로 키스를 날렸다. 마키쨩이 일어서서 무언가 외친다. 입 모양으로 보아 '바보!' 라고 말한 것 같다.

 그러면서 좌우를 힐끔 살피고는, 마키쨩이 경악스러운 행동을 하였다.

 니코를 향해 키스를 되돌려 준 것이다.

 그 마키쨩이.

 니코는 연극하듯이 쓰러지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마키쨩은 못 보는 곳까지 몸을 쓰러트린 후,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심장이 이상할 정도로 마구 뛰고 있다.

 마키쨩이, 마키쨩이, 이렇게 반응을 잘 해주는 아이였다니, 키스해 달라고 하면 정말 해 주는 아이였다니.

 정말 키스해 줄 줄은 몰랐다.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라고 말하면서 수줍어하는 마키쨩이 보고 싶었을 뿐이다.

 입술을 검지로 훑어 본다.

 남자친구는 없다고 말했었지.

 아까 그 키스가 어쩌면… 이라는 가능성을 계속 생각해서, 니코는 복도에서 좀처럼 일어서지를 못했다.




 "마키쨩은, 아까 그게 첫키스였어?"

 "뭐!?"

 "아, 부모님은 빼고."


 내 오른편에서 걷던 마키쨩이 놀라서 그 자리에 멈춰섰다. 가족은 첫키스에 포함시키지 않는 게 당연한 거지만 마키쨩이라면 태연하게 그런 대답을 할 것 같으니까 미리 막아 둔다.


 "그…… 그렇긴 하지만, 뭔가 불만 있어?"

 "아니. 그렇다면, 니코랑 같이 한 거네."


 말하자 정말로 부끄러워졌다. 마키쨩의 손을 잡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첫 상대가 여자아이더라도, 보통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아무렴 어때, 보통이든 아니든 상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건 좋은 정보다. 음악실을 나서고부터 마키쨩이 첫키스가 아니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는 말 없이 걸었다. 그 기세를 몰아서 손을 잡아 버린 게 쑥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치만, 마키쨩도 가만히 잡아 주고 있다.

 가끔, 마키쨩은 모두 계산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니코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게 뭔지 알고 행동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다.


 항상 헤어지던 육교 위까지 도착하기 전에 니코는 결심했다.

 니코가 다리 위에서 멈추어 서서 마키의 앞을 가로막듯이 마주선다.


 "마키쨩, 뽀뽀하고 싶어."


 마키쨩이 잠시 얼굴을 붉히려는 기색을 보였지만, 두번째에는 역시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아까도 했잖아."


 마키쨩이 질려버릴 것만 같은 소리를 냈다. 하지만 조금 좋아하는 것 처럼 들리는 건, 니코의 착각일까.


 "지금 말고. ……원할 때 해 줬으면 좋겠어."


 마키쨩의 손. 가늘고 날씬한 손가락. 반지는 안 하는 걸까. 다음 생일에 선물해 볼까. 그 때 나는 더 이상 고등학생이 아니다. 마키쨩과 이렇게 방과후에 만날 수 없다.


 "그리고, 하나만 더 부탁할게."


 뭐라고 말할까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니코가 최선을 다해 생각해낸 것은 이것 뿐이다.


 "절대 절대, 다른 사람한테는 키스해주지 마. 니코한테만 해 줘."


 니코가 농담하는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니코는 정말 불안한 것이다. 마키쨩은 니코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아이라고 해도 말하는 대로 키스해 주는 게 아닐까. 니코가 넘겨짚어서 특별 취급 받고 있다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꼭 마키쨩의 손을 잡았다. 무서워서 마키쨩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멍하니 있을 얼굴을 바라볼 수 없었다. 그걸 본다면, 역시 이 마음은 니코 혼자만 갖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니코쨩."


 잡고 있던 손이 강하게 마주잡아졌다.

 그리고 니코의 새끼손가락 사이로 마키쨩의 새끼손가락이 스르륵 얽혔다.


 "그런 말을 해 주는 건, 니코쨩 뿐이야."


 얼굴을 들고, 마키쨩을 바라보았다.

 마키쨩의 목소리가, 눈이, 너무나도 다정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마키쨩, 마키쨩, 마키쨩.


 키스하고 싶단 거, 거짓말일지도 몰라.

 그저 마키쨩과 특별한 것이 하고 싶어.

 단 한 명과만 할 일. 단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니코는 마키쨩을, 그러니까,

 절대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할 거지만.

 좋아하게 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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