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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わたしへ。
글 : どろむ (http://www.pixiv.net/member.php?id=4154874)
출처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4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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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한테 온 편지니까 보내 줄게. 또 친구들을 데리고 돌아와 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어렸을 적 살던 집에서 편지가 왔다는 것을 떠올린 것은, 그걸 받고 나서 반나절 정도 지난 낮의 일이었다.
커튼이 열린 채인 창문에서는 햇빛이 쏟아들어 방을 눈부실 정도로 비추고 있다.
어젯밤 방이 밝으면 창피하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꺼 두었던 조명은, 주도권이 린에게 넘어간 이후로 이 시간이 되도록 켜져 있는 것 같았다.
빛은 충분히 스며들어 정오가 지난 지금 이 방에는 인공 조명이란 것의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봤던 풍경과 지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자신의 목이 여전히 린의 왼쪽 어깨 위에 놓여져 있다는 것.
그 두 가지로 미루어 보아 아무래도 나는 밤새도록 린의 품 속에서 잠자고 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뒤에서는 규칙적인 리듬으로 숨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나의 동급생 연인은 아직 꿈나라에 가 있는 것 같았다.
등에는 린의 가슴이 딱 겹쳐 있어서 심장 소리가 울리는 걸 알 수 있었다.
살갗에 곧바로 느껴지는 린의 따스함과 따뜻한 침대 시트, 담요의 감촉이 기분 좋았다. 다시 한 번 잠에 빠져들 것만 같다.
그러고 보니 편지가 와 있었다.
무심코 손을 뻗어서 자그마한 탁자 위에 놓인 봉투를 손에 집었다.
대체 어떤 내용일까.
쓰여진 것은 어렸을 적 살던 집의 주소다. 그건 엄마의 낯익은 반듯한 글씨로 쓰여 있었다.
집에서 나와 자립한 지 한참 되었지만 지금껏 편지를 받은 적은 없다.
용무가 있으면 휴대전화를 사용해서 쉽게 연락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편지라니.
아무것도 짚이는 게 없어서 의아해하며 편지를 뜯으니, 그 안에는 또 다시 엄마의 글씨로 메모장같은 작은 종이에 이 우편물의 개요가 적혀 있었다.
그걸 다 읽고 봉투를 뒤집으니 더욱 작은 봉투가 드러났다.
클로버 그림이 인쇄되어서,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즐겨 모을 것 같은 편지지 세트에 들어있을 법 하다.
뒷면에는 '20살이 된 나에게, 니시키노 마키' 라고 적혀 있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일도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반 모두에게 '20세가 된 자신에게' 라는 주제로 편지를 쓴 것이다.
담임이 그걸 보관해 두겠다며 "모두 스무 살이 되면 우체통에 넣어 줄게" 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였다.
졸업을 앞둔 봄, 그 시간은 평소처럼 딱딱한 수업 내용들로 채워지지 않는다.
각자 좋아하는 친구끼리 모여서 남자친구가 어떠니 결혼이 어떠니 대학이 어떠니, 모두 좋아하는 꿈에 대해 이야기나눈다. 어른이 된 미래의 자신에게 커다란 기대를 품고, 연필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저 자유롭게 되고 싶을 뿐인 자신에게 마음을 담았다. 스무 살이라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자신에게.
장래에 어떻게 되는가 따위의 고민은 조금도 불안하지 않았다. 스무 살이라는 자신, 스무 살이 된 때 보일 풍경.
세상은 상상도 못하리만치 놀라운 일이 많지만, 사이 좋은 친구들이나 가족, 자신과 그 주위의 조그만 세계는 지금 이대로 조금도 변치 않은 채 쭉 있을 것이라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 게 틀림 없다.
아, 되고 싶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싶어.
교실 여기저기서 밝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나는 홀로 있었다.
딱히 웃는 일도, 꿈을 이야기하는 일도, 장래에 대한 크나큰 기대를 품는 일도 없이 묵묵히 종이만을 바라보았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그런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은 주위 사람들과 다르다고, 그렇게 여겼다.
파티시에, 만화가, 모델, 코미디언, 야구 선수, 갖가지 꿈들이 오가는 와중에 나는 홀로 종이에 글을 썼다.
의사가 되고 싶어, 의사가 되고 싶어, 의사가 되고 싶어, 의사가 되고 싶어.
꿈의 위에 꿈을 덧쓴다. 마치 없던 일로 하려는 듯이 있는 힘껏 글자를 적었다.
그런 드센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건 이렇게 기억해 낼 수 있는데.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는 건 오늘날까지 한 번도 떠올린 적이 없었다.
"편지? 누구한테 온 거야?"
뒤에서 하품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계속 나의 몸을 끌어안고 있던 린의 오른팔이 느릿느릿 움직여 손 끝으로 나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말로 하진 않았지만, 대체 편지가 누구에게서 온 건지 궁금해하고 있는 듯했다.
"나로부터, 나에게."
"린, 마키쨩이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다냐."
못마땅한 대답이었는지, 입술을 어루만지던 손가락이 입 안에 들어오려고 했다.
어젯밤 그토록 달콤한 목소리로 몇 번이고 이름을 불러주었는데.
귀여운 편지지에 손글씨로 쓰인 편지가 나에게 왔다는 사실에 짜증이 나는 듯했다.
"거짓말 아니야."
"미안, 마키쨩. 아파."
들어오려는 손가락을 가볍게 깨물어 막는다.
조금 의심받았다는 것에 대한 나 나름의 복수였다.
린도 그런 생각을 알아챘는지 곧바로 손가락은 다시 입술을 어루만지기 시작하였다.
"마래에 나에게 보내는 편지야. 린은 안 했어?"
"타임 캡슐은 묻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냐."
"뭐, 그거랑 비슷한 거야.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썼어."
깔끔히 봉투를 열자 그 안에는 종이가 한 장 나왔다.
뭐라 썼는지 기억해 보아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뚜렷한 기억이 없다.
그러니 그 안에 추억을 자극할 내용이 적혀 있으리라곤 기대도 않는다.
장래 희망, 부모님 이야기, 그것 말고는 딱히 쓸 내용도 없었을 것이다.
과거의 나는 어떤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지금의 내게 어떤 기대를 하고, 어떤 바람을 품었던 걸까.
"편지, 안 읽어줄 거야?"
"왜 읽어줘야 하는데?"
어차피 변변찮은 내용일 것이다.
재밌을지도 의문인, 과거의 내가 보낸 편지.
그건 상대가 연인이라도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린도 어차피 심심풀이로 내용이 알고 싶을 뿐일 것이다.
"그런 거에는 모두 꿈 이야기 같은 걸 적잖아.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마키쨩의 꿈은 뭐였을까 해서 말야."
드물게도 예상 밖의 말을 꺼낼 거라고는 짐작 못한 나는 아직 린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말투를 쓰는 주제에.
갑자기 린답게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솔직한 말을 할 때가 있으니 골치 아픈 것이다.
솔직하게 숨김 없이 아름다움과 추함을 드러낸다.
그 모든 것이 거짓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린과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었고, 린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내 이야기같은 걸 들어서 뭐 해.
그렇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였다.
'린은 마키쨩이 정말 좋으니까. 그러니까 마키쨩에 대한 건 뭐든지 알고 싶어.'
린은 예전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건 철저히 좋아해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할 이유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면 좋아하니까.
"이 때부터 내 꿈은 의사였어."
"멋져! 어릴 때부터 계속 의사가 꿈이었구나! 마키쨩은 대단해, 대단하다냐!
린이 뒤통수에 얼굴을 마구 비벼 대며 손으로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자고 일어나서 머리 모양이고 나발이고 신경쓸 게 없다는 걸 아는 걸까.
그 행동은 쓰다듬는다기보단 휘젓는다고 하는 편이 옳았다.
"따, 딱히 이 정돈 보통이잖아?"
"아니, 마키쨩은 대단해! 과연 린의 마키쨩이다냐!"
부끄러움을 숨기는 게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도 사귀기 시작한 때부터 여태껏 고쳐지지 않는다.
이미 버릇같은 게 되고 말았다.
"그래! 빨리 읽어 줘. 듣고 싶어!"
"별로 재미 없을걸."
"재미 있는지 없는지는 린이 정할 테니 괜찮아!"
두 번 접힌 편지지를 여니, 어릴적의 흔들리는 글씨가 늘어서 있었다.
분명 내가 썼던 것들인데도 그리움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 읽는다."
"응."
그 때의 기억이나 생각이 되살아나진 않겠지.
신경쓰이는 건 8년 전, 12살의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가. 그것 뿐이었다.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엔 들어가셨나요?"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고 있나요?
성적은 계속 1등이시지요?
저는 내년에 중학생이 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도 공부는 계속돼요.
반드시 의사 선생님이 되어서 아버지의 병원을 이어나가야 하니까요.
꼭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될 거에요.
그걸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많이 공부해 주세요.'
단 일곱 줄. 초등학생답지 않은 꿈도 희망도 없는 편지라고 스스로 느껴 버렸다.
그러나 종이 전체로 시야를 넓히니 가장 밑 두 줄에도 뭔가 적혀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생겼나요? 만약 있다면 어떤 사람인가요?
그리고, 그 사람은 멋진 사람인가요? 머리는 좋나요? 돈은 많아요?
얼마나 좋아요? 결혼은 할 건가요?'
어른스럽게도 미래의 나에게 연애 걱정을 하다니, 전반부와의 온도차를 느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
그건 린도 마찬가지인 듯, 귓가에 작은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 부분만큼은 여자아이답게, 그 때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마키쨩, 어떡하지? 린은 그 중에 하나도 해당 안 되는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이거."
멋지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아부하는 말로도 머리가 좋다고는 못 하겠고.
스무 살인데다 학생인 이상 돈이 많을 리도 없다.
과거의 내게서 들은, 꽤나 높은 애인의 조건.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조건에 못 미친다. 게다가 동성인 애인을 그 때의 나에게 소개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분명 지금 나처럼 웃어 주기는 커녕 이해도 못 할 것이 틀림 없다.
모두 부정하면서, 의미를 모르겠다고 중얼거리겠지.
린과 만나기 전까지 나도 그랬으니,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린은 멋있지도 않고 머리도 나쁘고 돈도 없는데, 그래도 좋아?"
"뭐야, 이제 와서."
"냐---!"
날 붙잡은 팔이 더욱 빡빡해져, 린의 향기를 더욱 물씬 풍겼다.
바보처럼 스무 살이 되도록 아직 아이지만, 내가 모르는 소중한 것들을 잔뜩 아는 그녀, 린.
"그럼 이제 린이랑 결혼하는 거다냐, 마키쨩."
"그래, 그렇네."
천천히 몸을 틀어서 몇 시간 만에 린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눈은 이미 잠에서 깨어난 듯, 어젯밤과 다름 없는 부드러운 눈동자를 바라본 채로 나는 키스했다.
어젯밤 되풀이했던 것과는 다르게, 고등학생 시절에 어딘가에 숨어서 했던 것 같은 닿기만 하는 서툰 키스.
"좋아해, 마키쨩. 앞으로도 쭉."
사귀기까지 살아 온 16년의 세월은 모두 쓸어 가고, 새로 모든 걸 가르쳐 준 린.
린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분명 지금도 이 편지를 쓰던 때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마치 환상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의 모든 걸 쏟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끌어안겨진 몸. 상상도 못 했던 이 순간.
그 때와 변함 없이 나의 꿈은 의사가 되는 것.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전에 스쿨 아이돌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거기서 그녀와 만나 사랑에 빠지다니.
좁지만 따뜻하다는 둘이서 자는 침대나, 같은 밥을 먹으며 같은 방에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
방으로 돌아가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주는 것, 반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
지금은 그 순간들 모두가 사랑스럽다.
나아갈 길은 다르더라도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좋은 아침'과 '잘 자'를 말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특별한 것도 없는 평범한 여자 아이.
공통점이라 하면 함께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스쿨 아이돌을 했고,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 뿐.
상상도 못 했다,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만 했다.
딱 그 정도의 인연이라고 생각했건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사랑에 빠져 있었다.
쫓아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장래와 마음을 두고 저울질한다.
그게 불안하게 흔들릴 때마다,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린과의 만남을 원망할 때도 있었다.
여기 입학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고등학교에 들어갔더라면,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조용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을 거라고.
어째서 그런 생각을 했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던 자신이 바보같이 여겨질 정도로 지금의 나는 평온하고 느긋한 린과 보내는 시간이 마음이 들었다.
어찌될지 모르는 미래,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미래.
정해지지 않은 길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금 무서울 때는 있지만 끄덕없는 것은, 언제나 곁에 린이 있어 주니까.
그 작은 손이 나의 손을 잡고, 내가 생각치 못한 곳으로 항상 끌고 나가 주었다.
예상도 못 할 린의 언행.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겹쳐 쌓이는 것은 두 사람이 만든 추억.
"나 먼저 샤워하러 갈게."
"린도 같이 할래!"
지금의 나를 예전의 내가 본다면 뭐라고 할까.
이런 식으로 되는 거라면 어른 같은 건 되기 싫다고 해 버리겠지.
의사가 되기 위할 뿐인 인생이라고, 나 자신의 행복 따윈 필요 없는 거라며 도리어 화를 낼지도 모른다.
"내가 끝나면 혼자 들어가."
"왜!"
"분명 또 만질 거잖아."
마음 속에 그려왔던 미래가 그대로 이루어지기란 어려운 일이다.
내가 린과 사귀고 만났던 것.
그런 파격적인 것들은 좋든 나쁘든 나의 삶을 크게 바꾸고 말았다.
"어제 그랬던 건 낮부터 마키쨩이 린을 유혹하니..."
"시끄러워."
침대 옆에 나뒹굴던 베개로 린의 얼굴을 누르니, 그 아래서 린이 날뛰며 무언가를 웅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건 모르는 체 한다. 듣어 줄 생각도 없다.
"린."
"냐!"
베개에 막혀서, 목소리는 평소에 들리던 것보다 조금 흐릿하게 들렸다.
평소에는 휘둘리기만 하니 가끔씩은 내가 주도권을 잡아도 괜찮다.
"키스해 줄 테니까 움직이지 말고 눈 감아."
순식간에 몸이 멈춰서 얌전하게 된다.
베개를 얼굴에서 치우니 정말로 말한 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날뛰었던 탓인지 나와 마찬가지로 머리 모양이 여기저기로 뻗어 있었다.
린이 나를 바꿔 버렸듯이, 나도 누군가를 바꿔 버리고 싶었다.
그게 의사로서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든.
"바보구나."
내가 한 마디를 중얼거리고 침대에서 뛰어내려오자, 그걸 눈치 챈 린이 다시 들썩거리기 시작하였다.
"잠깐, 마키쨩! 뽀뽀는-!"
"거짓말이야."
"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찬가지로 침대에서 뛰어내린 린이 내 등에 그대로 뛰어들었다.
"린이랑 같이 목욕 하자냐."
"알았어. 같이 할 테니까 좀 떨어져."
"후후훗, 마키쨩 정말 좋아."
변하지 않는 것 따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향하는 저 미소도 언젠간 다른 사람을 향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변해 가는 것들 중에서도, 린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것 하나만은 왠지 앞으로 계속 변함 없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 편지를 보낸 열두 살의 나.
처음으로 린을 만난 열여섯 살의 나.
지금 이렇게 여기에 있는 스무 살의 나.
그 모두가 나이다. 그리고 그 모두를 사랑해 주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
몇 년 후가 되더라도 계속, 그것 하나만은 변하지 않도록.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가슴을 펴서 말해 나갈 수 있도록.
미래의 나에게.
아직도 옆에는 린이 있나요?
린의 옆에는 제가 있나요?
스무 살때보다 훨씬, 지금보다도 훨씬. 린을 좋아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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