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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싹트는 그때까지 (노조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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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싹트는 그때까지

めるそのまで。

 

작가: なつお(http://www.pixiv.net/member.php?id=13061155)

원문: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586892

번역: -(d4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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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응석을 받아 줄 애인 있으면 좋겠다’, 라는 거야. 바보같이.”

 뱉어내듯이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짐짓 눈썹을 치켜뜨는 에리치를 살살 달래면서, 나는 들키지 않게 조심스레 한숨을 내쉬었다.

 교실에서 학생회실까지 가는 길을 에리치는 변함 없이 불평불만 일색으로 그 금빛 머리칼을 떨치면서 걷고 있었다.

 에리치가 화난 것은 몇 시간 전, 조리실습 시간의 일이었다. 여섯 명이서 한 조를 만들어 조리를 하던 중, 나와 에리치가 있던 그룹에선 다른 아이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손보다도 입을 더 많이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아이들은 수다 삼매경으로, 요리는 전혀 진척이 없었다. 그 시점에서 에리치는 아마 화가 나 있었을 것이다.

 거기까지 와서 그 애들은 사랑 이야기를 시작해, 응석부리는 걸 받아 줄 애인이 갖고 싶어, 울고 있을 때면 부드럽게 위로해 줄 애인이 좋아, 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잔뜩 열이 올라 있었다. 점점 에리치의 표정이 일그러져 가고 그 아이들의 시끄러운 목소리로 슬슬 화가 나려던 때, 한 아이가 에리치에게 말을 걸었다.

 아야세는 어떤 애인이 갖고 싶어? , 아야세는 예쁘니까 혹시 벌써 연상 남친이라도 있는 거야?”

 라고. , 이건 너무 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쭈뼛쭈뼛 에리치 쪽을 보니 이미 굉장히 분노의 오라가 느껴질 정도여서 나도 모르게 말 거는 걸 주저하던 때, 에리치가 입을 열었다.

 나는 지금 애인 이야기보다 진지하게 조리실습을 해 줄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 입보다는 손을 움직여 줄, 그런 사람이 좋겠네.”

 그 한 마디로, 한 순간 공간이 얼어붙었다. 에리치가 쥔 프라이팬에서 들려오는 야채 볶이는 소리만이 무던히 귓전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결국 그 얼어붙은 분위기의 한복판, 눈치 없게도 그 애들이 먼저 조리를 시작하며 실습 수업은 어떻게든 끝을 맞이했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에리치는 쭉 심기가 불편했다.

 대체 말야. 한창 실습하고 있는데 떠들기나 하다니 매너 없는 거 아니야? 요리에 침이라도 들어가면 또 어쩌려고. 게다가 일도 하나도 안 하고.”

 , , 에리치. 이거 줄 테니 진정하래이.”

 웬일로 대놓고 화를 내는 에리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내밀었다. 순간 흠칫 눈썹이 움직인 에리치는 그런 초콜릿 따위를 먹는다고 진정할 리가 없잖아.’ 라며 말하면서도 살짝 받아들어 포장을 뜯었다. 내용물을 꺼내 입에 집어넣은 찰나 에리치의 표정이 확 하고 부드럽게 누그러지는 것을 보니 생각치도 못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 암튼. 쓰잘데기 없는 사랑 이야기를 수업중에 하다니, 그런 건 인정할 수 없어.”

 내가 히죽거리는 것을 보더니, 당황하며 다시 짐짓 심기 불편한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아까같은 분노의 오라는 느껴지지가 않았기에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족이지만, 에리치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주면 이렇게 얌전해진다는 걸 깨달은 것은 2학년 때의 일이었다. 그걸 알고부터 나는 언제나 주머니에 초콜릿을 상비하고 있었다.

 애초에, 응석을 받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니 사고 방식 자체가 글러먹었다구.”

 냠냠, 초콜릿을 먹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에리치의 말뜻을 이해 못한 채 애매하게 ?’ 하고 고개를 기울이니 에리치는 슬쩍 이쪽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초콜릿 향기가 살짝 코를 간지럽혔다.

 나는, 연인이란 건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 주는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걔네들이 원하는 애인이란 건 응석을 받아주거나 위로해 주는, 자기네들 편한 그런 뿐이잖아.”

 으음, 사랑하는 행위 자체를 사랑하는 나이니까 말이래이. 그런 이상을 가지는 것도 어쩔 없데이.”

 누구든지 남에게 응석부리고 싶은 때가 있겠지. 그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래도 결국, 자기 앞가림도 하면서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애들이나 다름 없잖아.”

 ?”

 스스로 앞가림도 하면서, 그저 귀여워 주고 싶어서, 만져 보고 싶어서, 그런 자신의 일방적인 욕심만으로 밀어붙여서는 귀찮은 일은 가족한테 떠넘기지. 그거랑 같아. 응석부리고 싶어, 위로받고 싶어, 그렇게 바라기만 하고 상대방은 생각도 않는 사람은 애인을 찾을 권리도 없어.”

 ,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사랑 이야기가 싫은 아니라, 상대에게 받기만을 원하는 애들이 싫은 것이었다. 성실하며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엄격한 에리치다운 발상이었다. 하지만.

 에리치는, 남에게 응석부리고 싶었던 없었나? 연애가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적도 없는 기가?”

 그렇게 따져 보니 조금 고민하는 기색을 내비친 에리치는,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분명, 많이 지쳤을 때는 그런 생각도 들지만 그런 때에는 노조미가 받아 주잖아.”

 문득 그런 말을 꺼내고는 미소짓는 에리치에게, 나는 순간 놀랐다.

 게다가 지금은 연애 여유 따위는 없는걸.”

 내게는 일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에리치가 갑자기 제자리에 멈추어 서서, 왤까 생각해 보니 어느덧 이미 학생회실 앞이었다.

 나는 앞으로 학생회장으로서 학교를 위해 가능한 모든 해야 하거든.”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여는 에리치의 표정은 진지했다. 얼음 같이 푸르른 눈동자는 강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학교는, 매년 학생 수가 줄어, 폐교를 한다는 소문까지 일어 솔직히 장래가 위태롭던 상태였다. 에리치는 그런 학교의 존속을 위해 스스로 학생회장의 자리를 맡았다.

 노조미, 너한테는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어.”

 그리고는 에리치는 손을 쥐어,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였다. 그대로 손을 이끌려 둘이서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테이블이 ㄷ자로 배치되어 있었다. 거기에 맞춰 의자가 늘어져 있어 회의실처럼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조금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혼자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네가 부회장을 줘서 다행이야.”

 살짝 미소짓는 에리치의 부드러운 미소는, 평소 교실에서 보던 것과는 달랐다. 나와 있는 시간에만 보여 주는 특별한 표정. 얼굴을 때마다 나는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사랑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치만, 에리치가 혼자선 불안하니까 같이 학생회 들어가 달라고 부탁했으니까…”

 그래, 실은 눈에 띄고 싶지 않는 학생회같은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올려다 보며 노조미 밖에 없는걸.’ 같은 말을 하다니 거절할 수도 없이 결국 부회장이 되고 말았다.

 후후, 노조미한테는 언제나 의지하고 있어.”

 의지하고 있어, 같은 말을 들으니 하늘로 날아갈 듯한 기분을 참으며, 자못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 커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의지해 봤자 나는 대단한 일도 한데이.”

 에리치처럼 두뇌 회전이 빠르지도 않고, 사람의 눈길을 끄는 타입도 아니다. 내가 가능한 것은 분명, 에리치를 뒤에서 보조해주는 .

 그것만으로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살짝 웃음지은 에리치가 터벅터벅 부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부실 가장 깊숙히에 있는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 보는 옆모습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저녁놀에 비쳐 아름답게 반짝이는 에리치의 금빛 머리칼과, 둘이기에 있는 평소와는 다른 어딘가 부드러운 눈빛, 매끄러운 , 아련히 분홍빛을 입술. 에리치의 얼굴은 너무 완벽할 정도로 아름다워, 마치 그림과도 같았다. 순간, 문득 얼음처런 파란 눈동자가 움직여 시선이 맞부딪혔다.

 노조미는,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 그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힘을 받으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머리카락을 귀에 걸치면서 미소를 띄는 에리치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웠다.

 “…좋아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는, ‘큰일 났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리가 있었던 덕에 에리치의 귀에는 닿지 않은 듯이, ‘? 뭐라고?’ 라며 에리치는 이쪽으로 걸어올 뿐이었다.

 들리지 않았다는 것에 마음 속에서부터 안도했다. 그도 그럴것이 분명 에리치는 아직 연애에 관해서는 아무런 흥미도 없을 테니까.

 에리치의 마음 어딘가에 파묻혀 있을 연애 감정이 아직, 잠들어 있을 테니까.

 아무 것도 아니래이. 에리치, 지금 말한 후회할 거래이.”

 무슨 소리야?”

  속에 연애 감정이 다시 피어나는 분명, 지금 당장 해야만 하는 학교 존속 활동이 끝나고 마음에 여유가 찾아온 때겠지. 그러니까 그때까지 나의 마음 속의 사랑도, 지금은 재워 둬야겠다.

 에리치가 있어 주는 것만으로 된다고 말했으니까, 나는 가만 있으면서 아무 것도 기라.”

 그게 뭐야, 그래서야 부회장이 의미가 없잖아! 조금은 일도 시킬 거야!”

 후후후, 어떡할까?”

 잠깐, 정말 부탁한다구, 부회장님.”

 알겠데이, 생각해 보겠데이.”

 , 노조미! 라고 조금 처절한 목소리를 내는 에리치를 향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어 보이니 에리치도 잇따라 곤란하다는 웃었다.

 있지, 에리치. 아직은 꿈을 위해서 옆에서 바쳐 주는 존재인 걸로 만족해.

 친구로서, 부회장으로서 옆에 있어 줄게.

 하지만 꿈이, 소망이 이루어진 때는 참아 주지 않아.

 

  속에 잠들어 있는 연애 감정을 깨워 일으켜, 내가 얼마나 너를 그리는지, 그냥 친구가 아닌 이상의 존재가 되고 싶다고 바라는지를 가르쳐 거야.

 

 언젠가, 힘을 다해 너를 내게 빠지게 테니까. 그때는 각오해. 소중한 학생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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